[바이오토픽] 인간지놈합성 프로젝트(HGP-write) 출범 생명과학  양병찬 (2016-06-03 09:17) ? Wikipedia "인간의 전유전체를 밑바닥에서부터 합성하겠다"는 대형 민관합동 프로젝트(public-private initiative)가, 비밀회동에서 처음으로 운을 뗀 지 한 달 만인 6월 2일에 공식적으로 베일을 벗었다. 이름하여 HGP-write(Human Genome Project-write)! 유전체 합성기술 발달을 위해서는 향후 10년간 수십억 달러의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HGP-write의 지지자들은 《Science》에 기고한 글에서, "여러 기금들이 1억 달러를 출연하여, 우리의 비전이 땅을 박차고 오르도록 도울 것이다"라고 말했다(참고 1). 프로젝트를 이끄는 핵심인물들은 뉴욕 대학교의 제프 보에크 박사(합성생물학), 하버드 의대의 조지 처치 박사(유전체학), 오토데스크 연구소(Autodesk Research: 상업 디자인 스튜디오)의 앤드류 헤셀(미래학)이다. 그러나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는 주로 'DNA 합성의 비용을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연구자들의 보편적인 관심을 끌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과학자들은 HGP-write의 야망과 대담함을 높이 사고 있다. 현재 밑바닥에서부터 합성이 가능한 것은 겨우, 미세한 세균의 유전체(참고 2)와 효모 유전체의 일부(참고 3)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과학자들은 《Nature》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바이오업체들이 DNA 합성의 가격을 낮추려고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HGP-write는 불필요한 중앙집권화를 상징하는 것 같아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사실, HGP-write의 지지자들 중 일부는 그런 업체들(예: Gen9)에 재정적 지분을 갖고 있다. "맨 처음 내 생각은 '그래서 어쨌다는 거야?(so what?)'였다. 인간유전체 합성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며, 궁극적인 문제는 '가격'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라고 스위스 연방공대의 마틴 푸세네거 박사(합성생물학)는 말했다. 다른 과학자들은 "프로젝트의 리더들이 '인간의 유전체를 합성한다'는 아이디어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를 얻을 때까지, HGP-write를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드류 엔디 박사(합성생물학)와 노스웨스턴 대학교의 로리 졸로스 박사(종교학)는 《Nature》에 보낸 이메일에서, "HGP-write팀은 목표를 적절히 해명하지 않았으므로, 프로젝트를 포기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광범위한 사람들의 참여 하에, 신중한 공개토론이 벌어지기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비밀스러운 출발 엔디와 졸로스는 지난 5월 100여 명의 과학자, 기업가, 법률가, 윤리학자들이 하버드 대학교에서 은밀히 만나 HGP-write를 발표할 때부터, 인간유전체 합성의 과학적 근거를 일찌감치 문제삼았다. 그 모임은 폐쇄적 분위기(invite-only)로 인해 비판을 자초했고, 처치는 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노력을 설명한 논문이 엠바고에 묶여 있어서, 모임을 비밀리에 개최했을 뿐이다"라고 해명했다(참고 4). "그날, 프로젝트의 진행현황을 둘러싸고 많은 혼선이 있었다. 어떤 이들은 논문의 심사과정을 알고 있었고, 어떤 이들은 진상을 파악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당시 모임에 참석했던 임페리얼칼리지런던(ICL)의 톰 엘리스 박사(합성생물학)는 술회했다. 6월 3일 《Science》에 발표된 3페이지짜리 논문에는 HGP-write의 내용이 비교적 자세히 적혀 있다. 그 내용인즉, "현행기술의 가격이 너무 비싸고 원시적이어서, 30억 bp(base-pair)에 달하는 인간의 유전체를 합성하는데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일련의 예비 프로젝트를 요구했는데, 그중에는 '매우 짧은 유전체 조각을 합성하고, 특정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니 염색체를 만듦으로써, 궁극적인 목표의 실행가능성을 타진하는 프로젝트'가 포함되어 있다. 그들에 의하면, 프로젝트의 총비용은 30억 달러 미만이라고 하는데, 이 금액은 인간지놈프로젝트(HGP: Human Genome Project)가 공적으로 조달한 금액과 일치한다. "나는 HGP-write를 '똑똑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유전체를 합성하고 싶으면, HGP와 동급(同級)의 규모로 추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금동원 능력이 큰 기관들이 참여해야 하고, 전세계에서 수만 명의 과학자들을 동원해야 한다"라고 하버드 모임에 참석했던 ICL의 폴 프리몬트 박사(합성생물학)는 말했다. 엘리스와 다른 과학자들은 "중앙집권화된 프로젝트가 여러 가지 유전체 중에서 '인간 유전체 합성'에 공공연히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한다. 그럴 경우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불필요하게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4년 '27만 글자짜리 효모 염색체를 합성했다'고 보고한 바 있는 보에크 박사는(참고 5), 그 같은 비판을 일축한다. 그에 의하면, HGP-write는 궁극적으로 인간뿐만 아니라 마우스, 미생물, 그리고 모든 생물의 유전체를 합성할 것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손에 잡히는 결과물이 신속하게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DNA를 좀 더 저렴하고 대규모로 만들 수 있게 된다면, 과학자들이 좀 더 효과적이고 포괄적으로 연구를 할 수 있어, 실질적으로 모든 제품을 제한없이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UC 버클리의 다니엘 툴만-에르첵 박사는 말했다. 유전체 쓰기(genome-writing)의 장벽 인간의 유전체를 합성하려면, 'DNA를 저렴하게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해야만 하는 건 아니다. 엘리스에 의하면, 포유류의 세포에 커다란 DNA를 삽입하여,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하게 하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기존의 유전체를 사소하게 변형할 수 있을 뿐, 복잡한 유전체를 설계하는 방법이 개발되지 않았다고 한다. 프리몬트는 "DNA 합성업체와 같이 상업적 관심을 갖고 있는 세력이 프로젝트에 입김을 행사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프로젝트는 공개적으로 모금된 자금을 통해, 공개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보에크는 자신이 추진했던 합성효모유전자프로젝트(synthetic yeast genome project)와 마찬가지로, HGP-write의 결과물에 지적 소유권을 부여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그러나 그는 "HGP-write에 참가한 업체들에게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기회를 주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즉, 특허풀(patent pool)을 확립한 다음, 그들로 하여금 프로젝트의 과실을 쉽게 라이센스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접근성을 확대하는 것이다. HGP-write팀은 《Science》에 기고한 논문에서,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광범위한 공적 참여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보에크에 의하면, 하버드 대학교에서 열린 회의의 주요 안건은 프로젝트의 윤리였다고 한다. "합성된 세포는 재생산이 불가능하도록 설계될 것이다. 우리는 클론 집단(army of clones)을 만들거나, 새로운 우생학 시대(era of eugenics)의 문을 열 생각이 없다. 그건 우리의 계획이 아니다"라고 보에크는 말했다. ※ 참고문헌1. Boeke, J. D. et al, "The Genome Project?Write", Science  02 Jun 2016: DOI: 10.1126/science.aaf6850 (http://science.sciencemag.org/content/early/2016/06/01/science.aaf6850)2. http://www.nature.com/news/minimal-cell-raises-stakes-in-race-to-harness-synthetic-life-1.196333. http://www.nature.com/news/first-synthetic-yeast-chromosome-revealed-1.149414. https://www.statnews.com/2016/05/13/harvard-meeting-synthetic-genome/5. http://www.nature.com/news/first-synthetic-yeast-chromosome-revealed-1.14941 ※ 출처: Nature http://www.nature.com/news/plan-to-synthesize-human-genome-elicits-mixed-response-1.20028 http://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272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