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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뇌 마이크로바이옴(brain microbiome)이 있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자
2019-02-25 10:36:03
조회수
1,382
[바이오토픽] 뇌 마이크로바이옴(brain microbiome)이 있다?
 
생명과학 양병찬 (2018-11-1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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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tn.hms.harvard.edu/ (참고 1)

▶ 우리는 소화관에 서식하는 미생물 군단이 우리의 건강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그런 세균들 중 일부가 우리의 뇌(腦) 안에 집을 지을 수 있을까? 지난주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신경과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된 고해상도 현미경사진 한 장이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것은 건강한 사람의 뇌세포에 침투하여 살고 있는 세균들의 사진이 분명했다.

그것은 예비연구 결과이며, 저자들은 '사체에서 채취된 조직샘플이므로, 오염되었을 수도 있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전시관을 오가는 많은 사람들은 '세균이 뇌 속에서 일어나는 과정(어쩌면 신경질환의 발병과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에 경악했다.

"이건 이번 주 최고의 히트작이다"라고 UCLA의 로널드 맥그리거(신경과학)는 말했다. "그건 나름의 필요성을 가진, 완전히 새로운 분자공장(molecular factory)인 것 같다 ... 너무 신난다."

뇌는 보호된 환경(protected environment)으로, 혈관을 에워싼 세포망(일명 혈뇌장벽: blood-brain barrier)에 의해 혈류의 내용물과 격리되어 있다. 혈뇌장벽(BBB)을 어렵사리 관통한 세균과 바이러스들은 치명적인 염증을 초래할 수 있다. 일부 연구자들은 먼 곳에 서식하는 미생물(장내미생물)이 기분과 행동(참고 2), 심지어 신경질환의 위험(참고 3)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제안한 바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간접적인 영향이었다. 일례로, 얼마 전([바이오토픽] 11월 1일 보도; 참고 4)에는 "장내미생물의 균형이 파괴되면 '악당 단백질'의 생성이 증가할 수 있는데, 그 단백질들이 (소화관과 뇌를 연결하는) 신경을 타고 올라가 파킨슨병을 일으킬 수도 있다(참고 5)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앨라배마 대학교 버밍엄 캠퍼스(UAB)의 로잘린다 로버츠(신경해부학)는 화요일 저녁 전시관의 소음 속에서 청중들에게 목이 쉬도록 이야기했다. "만약 이 잠정적 발견이 사실이라면, 미생물과 뇌 사이에 예기치 않은 긴밀한 관계가 있음을 의미합니다(참고 6)."


Images of human brain slices reveal bacteria, shown here to the left of a blood vessel?tantalizing but preliminary evidence of a “brain microbiome.” Rosalinda Roberts, Courtney Walker, and Charlene Farmer

▶ 지금으로부터 약 5년 전의 일이었다. 로버츠가 이끄는 연구팀은 '건강한 사람'과 '조현병 환자'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사망한 지 몇 시간 후 보존된 뇌조직 절편을 분석하던 중이었다. 그 당시 로버츠의 연구실에서 일하던 학부생 코트니 워커(신경과학자)는 뇌절편의 고해상도 이미지에 나타난 막대 모양의 미확인물체(unidentified rod-shaped object)에 흥미를 느꼈다. 로버츠도 종전에 그런 형태를 본 적이 있었다. "그러나 나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쳤어요. 왜냐하면 나는 뭔가 다른 것을 찾고 있었거든요. 난 그저 '어라, 그런 게 여기도 있네?'라고 생각하고 넘어갔죠."

그러나 워커의 궁금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로버츠는 UAB의 동료들에게 자문을 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올해에 한 세균학자가 그녀에게 뜻밖의 소식을 전했다. 그게 글쎄 세균이라는 거였다. 이제 로버츠의 연구팀은, 그 동안 체크한 뇌조직 전부(총 34건)에서 어딘가에 세균이 있음을 발견했다. 그중 약 절반은 건강한 사람, 나머지 절반은 조현병 환자의 뇌에서 채취된 것이었다.

로버츠는 "혹시 사망 후 뇌를 제거하기 전에 장내미생물이 혈관에서 누출되어 뇌로 들어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사망 후 즉시 채취한 건강한 생쥐의 뇌조직을 관찰했다. 그랬더니 거기서도 세균이 발견되었다. 마지막으로 무균생쥐(미생물이 없도록 신중이 사육된 실험용 생쥐)의 뇌조직을 관찰해 봤더니, 모두 깨끗한 것으로 밝혀졌다.

RNA 시퀀싱 결과, 대부분의 세균들은 소화관에 흔히 존재하는 세 가지 문(phylum) - 피르미쿠테스(Firmicutes), 프로테오박테리아(Proteobacteria), 박테로이데테스(Bacteroidetes)인 것으로 밝혀졌다. 로버츠는 이들이 어떻게 뇌로 들어왔는지 아직 모르고 있다. 어쩌면 소화관에서 혈관을 통과한 다음 신경을 타고 위로 올라왔거나, 아니면 다른 장소(예: 코)에서 들어왔는지도 모른다. 염증의 징후가 없는 것으로 보아, 뇌에 특별한 해(害)를 끼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까지 조현병 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뇌조직을 체계적으로 비교하거나 정량화하지는 않았다. 만약 두 조직 사이에서 중요한 차이가 나타난다면, 후속연구를 통해 그 "뇌 마이크로바이옴"이 뇌의 건강을 유지하거나 위협하는 메커니즘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자현미경 사진(electron micrograph)을 이용한 초기연구에서, 연구팀은 뇌에 상주하는 미생물들의 알쏭달쏭한 선호도를 관찰했다. 그들은 뉴런과 상호작용을 하거나 지지하는 별아교세포(astrocyte)에 서식하는 것으로 보였다. 특히 그들은 BBB의 혈관을 에워싼 별아교세포의 말단 내부나 주변에 무리지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그들은 수초(myelin)에 둘러싸인 뉴런의 기다란 돌기(projection) 주변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보였다. 뇌에 상주하는 미생물들의 그러한 선호도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로버츠는 그들이 뇌세포 속에 존재하는 지방이나 당(糖)을 좋아하는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다.

▶ 그렇다면 지금껏 많은 연구자들이 뇌 속의 세균을 보지 못했던 이유는 뭘까? 한 가지 이유로는, '사망한 사람의 뇌'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신경해부학과 '뇌 수집'이 연결되는 경우는 드물다"라고 로버트는 말했다. 또한 - 그녀가 최근까지 그러했듯이 - 신경과학자들이 샘플 속의 세균을 무시하거나 인식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로버츠는 여전히 오염 문제를 배제할 필요가 있음을 인정한다. 예컨대, 뇌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공기 중이나 수술도구에 존재하던 미생물이 조직에 침투했을 수 있다. 그녀는 이런 증거를 수집해 볼 생각이다. 또한 그녀는 생쥐의 뇌를 보존하는 데 사용된 용액이 세균을 도입하거나 배양했을 가능성도 배재하고 싶어 한다. "방문객들 중에는 회의적인 사람들이 몇 명 있었는데, 나도 그 중의 하나다. 그러나 설사 세균이 '살아있는 뇌'에서 번창한다는 말이 사실이 아닐지라도, 그들이 사후에 침범하는 패턴은 나름 흥미롭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만약 로버츠가 제안하는 대로 '뇌 마이크로바이옴'이 존재한다면, 연구할 게 너무 많다"라고 메릴랜드 대학교의 테오도어 포스톨레이크(정신과학)는 말했다. 포스톨레이크는 지금까지 원생동물 기생충(protozoan parasite)인 톡소플라스마 곤디(Toxoplasma gondii)를 연구해 왔는데, 톡소플라스마 곤디는 뇌에 침투하지만 반드시 명확한 질병을 초래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다른 생물이 뇌 속에 살 수 있다는 데 별로 놀라지 않는다. 물론, 만약 그렇다면 그 생물이 진화한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그는 말했다. "만약 흔한 장내미생물들이 일상적·양성적으로 뇌세포 안팎에 존재한다면, 뇌의 면역활동을 조절하는 데 핵심역할을 수행할지도 모른다. 그걸 증명하려면 갈 길이 멀지만, 그 길은 매우 흥미로운 길이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 참고문헌
1. http://sitn.hms.harvard.edu/flash/2016/second-brain-microbes-gut-may-affect-body-mind/
2. https://www.sciencemag.org/news/2011/08/mind-altering-bugs
3. https://www.sciencemag.org/news/2017/09/gut-microbes-could-help-trigger-multiple-sclerosis
4. http://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299108&SOURCE=6
5. https://www.sciencemag.org/news/2018/10/seeds-parkinson-s-disease-may-hide-appendix
6. https://abstractsonline.com/pp8/#!/4649/presentation/32057

※ 출처: Science https://www.sciencemag.org/news/2018/11/do-gut-bacteria-make-second-home-our-brai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