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 많은 사람들이 ‘프로바이오틱스’ 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평범한 주부이신 어머니가 프로바이오틱스 이야기를 먼저 꺼내실 정도이니, 꽤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듯하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의 작년도 건강기능식품 트렌드 조사 결과, 가장 주목받는 건강기능식품으로 83.6%의 응답자가 프로바이오틱스를 꼽았다 하니, 이렇게 생각하는데 무리가 없겠다.

한국에서는 이제야 뜨고 있는 분야이지만, 사실 세계 시장에서는 이미 뜬지 오래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세계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약 33조원 이상이며, 연평균 7.2% 성장해 2022년에는 약 6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을 정도이다. 세계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면, 한국은 현재 성장기 초기단계정도에 머물러 있다.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매출액은 2013년 804억 원에서 2014년 1천388억 원으로 72.6%로 증가하였다. 이는 홍삼 등에 이어 건강기능식품 분야에서 매출액 4위에 해당하며, 3위를 차지하고 있는 비타민 및 무기질 매출을 바짝 뒤쫓고 있다. 뒤늦게 성장하는 만큼,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데, 그렇다면 프로바이오틱스는 대체 무엇일까?

세계보건기구 (WHO)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를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살아있는 균’으로 정의내리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섭취함으로써 장 내에 안착하여 신체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균을 일컫는 것이다. 살아있는 균이 신체에 좋은 영향을 미친 다는 것을 처음으로 발견한 것은, 메치니코프이다. 파스퇴르는 균과 효모를 통해 발효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밝혀내었지만, 이러한 미생물과 건강의 관계에 대해서는 연결하지 않았다. 1860년대에 파스퇴르와 함께 연구했던 메치니코프가 1905년 처음으로 불가리아 사람들이 장수하는 이유가 요거트 때문이 아니고, 요거트를 발효하는데 이용된 Lactobacilli 때문에 장수하는 것임을 밝혀낸 것이다.¹⁾ 이러한 발견으로 건강을 촉진하는 균과 이들의 역할에 대한 연구가 계속적으로 진행되었다.

현재까지 프로바이오틱스로 사용되고 있는 균주는 대부분 Lactobacillus, Bifidobacterium이다. 이러한 균주들이 주로 사용되는 이유는, 발효 식품 등에서 유래한 위와 같은 균들은 식품에서 오랜 기간 동안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안전성이 보장되어 있고, 그만큼 기술적으로도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²⁾

1977-2014년 사이에 보고된 420개의 무작위 임상 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s) 결과를 토대로 프로바이오틱스 효능 연구 퍼센트를 계산한 도표. IBS (Irritable bowel syndrome, 과민성 장 증후군), IBD (Inflammatory bowel disease, 염증성 장 질환), NEC (Necrotizing enterocolitis, 괴사성 장염)

프로바이오틱스로 가능한 균주를 선별하기 위해서는, 크게 5가지의 범주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목표로 하는 기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가, 신체의 시스템과 상호작용이 가능한가, 병원균이 침입시 대항할 수 있는가(antipathogenic actions), 안전한가, 그리고 생산 단계에 적합한가. 여기서 말한 목표로 하는 기관은 주로 위장관, 피부, 구강, 질 혹은 비뇨기를 일컫는다. 프로바이오틱스가 섭취 후 목표 기관에 살아서 부착되기 위해서는, 위와 쓸개에서 분비되는 산성에 저항할 수 있어야 하고, 점막층 등에 잘 부착되어야 한다³⁾ . 효능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여러 가지 범주에서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위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1977년도부터 2014년도까지 수행된 420개의 무작위 임상 시험을 통해 보고된 프로바이오틱스 연구 결과를 분석한 결과, 항생제 연관 설사를 예방과 관련된 연구가 17%로 가장 많이 보고되었다. 그 다음으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H. pylori) 감염 치료가 16%, 소아 급성 설사가 16%, 알러지 예방이 12%, 만성 과민성 장 증후군 치료나 만성 염증성 장질환 치료가 각각 10%, 7%를 차지하였다. 이 외에도 질염 치료와 신생아 괴사성 장염 치료, 성인 급성 설사 치료, 변비 치료와 비만, 패혈증, 구강 감염 등과 관련된 연구결과도 1~3%정도씩 차지하고 있다. 점차 다양한 제품들이 생산되어 다양한 곳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프로바이오틱스 관련하여 자료를 조사하며,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프로바이오틱스가 malaria vaccine으로 효능이 있음을 입증한 연구결과였다. Yilmaz 연구팀은 장내 병원균으로 불리는 E.Coli O86:B7이 말라리아 감염을 예방하는데 효능이 있음을 입증하였다.⁴⁾

연구에 관하여 간단히 언급하자면, E.Coli O86:B7은 말라리아와 동일하게 모기에 의해 사람에게 감염되는 균이며, 말라리아와 동일한 glycan을 표면에 부착하고 있다. E.Coli O86:B7 에 감염될 경우 이러한 glycan에 대한 항체가 생산되고, 항체가 생산된 쥐에서 말라리아 감염으로부터 보호효과를 연구한 결과, 효능이 있었던 것이다. 프로바이오틱스로 감염 예방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식품 보조제 등을 통해서도 감염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백신에 비해 장기간 효과를 볼 수 있고, 생산 비용이 감축되니 아직은 연구단계이지만 기대해볼 만 한 듯싶다. 말라리아 외에도 병원성 균과 항원이 동일한, 상대적으로 감염되어도 안전한 균을 통해서 다른 병원성 균 또한 예방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직도 연구되어야 할 부분이 많지만, 여전히 참 매력적인 분야다.

--------------------------------------------------------------------------------------------------
1) McFarland LV, (2015), From Yaks to yogurt: The history, Development, and Current Use of Probiotics, Clin Infect Dis.
2) Neef A1, Sanz Y, (2013), Future for probiotic science in functional food and dietary supplement development, Curr Opin Clin Nutr Metab Care.
3) McFarland LV, (2015), From Yaks to yogurt: The history, Development, and Current Use of Probiotics, Clin Infect Dis.
4) B. Yilmaz, et al, (2014), Gut microbiota elicits a protective immune response against malaria transmission , Cell